Friday 29th November 2024,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페어 테라퓨틱스의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Somryst 인허가와 FDA의 Pre-Cert

며칠 전 Pear Therapeutics 에서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인 Somryst 를 FDA 인허가 받았습니다. ReSet, ReSet-O에 이은 Pear의 세 번째 인허가 받은 PDT (Prescription Digital Therapeutics)입니다. 즉,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인데요. 22세 이상의 성인 불면증 환자에게 9주 동안 적용하는 스마트폰 앱 기반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CBT-i)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임상 연구를 통해서 불면증 치료 효과를 증명하였는데요. 하나는 J2017년 AMA Psychiatry에 발표된 303명 규모의 임상, 다른 하나는 2016년 Lancet Psychiatry에 실린 1,149명 규모의 임상입니다.

(임상연구에서는 이름이 Somryst가 아니라 SHUTi 로 지칭되었는데요. 제가 작년 말 대한수면학회 기조연설에서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를 설명드렸을 때, 흥미롭게도 많은 선생님들께서 Big Health의 Sleepio와, 이 SHUTi는 임상적 근거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계시더군요)

특이하게도 이번 인허가를 받기 위해서 Pear는 510(k)와 함께 Pre-Cert 를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작년 1월에 FDA가 Pre-Cert Working Model 1.0을 발표하고, 5월에 이 방식을 통해서 인허가 과정의 Test Plan에 시범삼아 참여해볼 회사를 모집했는데 (언론에 밝혀지기로는) 이때 지원했던 곳이 Pear의 Somryst 하나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FDA의 Pre-Cert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을 인터뷰가 있어서 간략히 공유합니다. 이번 인허가 과정에 대한 Pear 의 Chief Medical Officer인 Yuri Maricich 의 인터뷰입니다.

이 부분은 추후 따로 한 번 정리를 해야 하겠습니다만, 이번 Somryst의 인허가는 510(k)로 된 것이고, Pre-Cert 는 여전히 pilot 중이어서 이 Pre-Cert 프로세스 자체를 시험해보기 위해서 review를 시험삼아 해본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자료와 여러 기사를 봐도 510(k)에 대해서는 review and cleared 라고 되어 있지만, 동시에 진행했다는 Pre-Cert로는 review 했다고만 나옵니다.

Somryst was submitted, reviewed and cleared through the traditional 510(k) pathway and was the first product reviewed through FDA’s Software Precertification Pilot Program, as part of the 2019 Test Plan released by the FDA in January 2019.

그리고 이번 인터뷰에도 나오지만 Pre-Cert 프로세스 자체가 아직 다 완성된 것이 아니고, 나중에 다른 회사에 적용될 때에는 세부적인 내용이 바뀔 수 있다는 식으로 언급되고 있고. 더 나아가서, Pre-certification 자격을 Pear가 득했다는 내용은 없고, 인터뷰에도 그런 식으로 언급이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작년 5월에 Test Plan에 참여 기업을 모집할 때에도, 이 과정을 거친다고 해서 Pre-certification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언급되어 있기도 했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전반적으로 아직 Pre-Cert가 세부적으로는 더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Dr. Yuri가 Pre-Cert가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참고로 Pear는 FDA와 몇년 째 가깝게 일하고 있고, 결국에는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을’의 입장에서 인터뷰한다는 행간도 고려하면서 읽어야 하겠습니다) 특히 Excellence Appraisal을 받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아래는 인터뷰에서 언급하는 몇가지 주요한 내용들입니다.

  • 510(k)와 Pre-Cert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additional work은 있었음. 귀찮은 일(burdensome)까지는 아니었음. 다만, FDA도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진행하는 과정에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앞으로 또 달라질 수 있음.
  • 기존에도 510(k), De Novo 등은 해보아서, Pre-Cert에 크게 새로울 것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가장 놀랐던 것은 Excellence Appraisal 하는 과정이었음. (Excellence Appraisal은 정말 그 기업이 Pre-Cert의 자격, 즉 SaMD를 개발하고, 출시, 출시 이후에도 잘 관리할 역량과 프로세스 (culture of quality, organizational excelleance)를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과정. 이걸 어떻게 할 것인지가 상당히 논란거리가 되었습니다.)이 Excellence Appraisal는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면밀한 과정이었음. quality process 같은 것은 당연히 봤고, 더 나아가서 회사의 임상적 역량 (clinical expertise)이 어느 정도인지도 평가. 회사가 어떤 식의 개발 프로세스를 가지는지, 의사결정은 어떤 데이터로 하는지, 기존(threshold)는 무엇인지, 피드백 메커니즘은 어떤지 등을 자세하게 살펴봄.
  • Dr. Yuri는 이런 Excellence Appraisal 를 거친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아주 긍정적인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건강/질병을 다루는 회사라면 응당 갖춰야 할 조건을 평가했다고 언급. High standard를 가지는데 도움이 된다고. (FDA와 Pear의 갑을관계를 고려해서 행간을 읽어야 합니다.)
  • 다만 FDA도 현재 영점 조절을 하는 부분이 있어서, 앞으로 세부적으로 어떻게 확정될지는 미지수라고. 다만 적어도 Excellence Appraisal가 앞으로 Pear가 경험했던 것과 방향성은 비슷하게 (directionally similar) 확정될 수 있다고 예상.
  • 또한 다른 종류의 회사, 다른 종류의 SaMD를 제조하는 회사의 경우에 Excellence Appraisal가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도 관건. Pre-Cert의 파일럿에 참여하는 회사가 삼성, 로슈, 핏빗, 버릴리 등이 있는데 세부적으로 보면 Pear와는 전부 개발하는 제품, 기존에 종사하는 업종, 회사 사이즈가 모두 다름.이번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FDA의 이번 방식이 엄청 labor-intensive한 듯 하여,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리소스에 제한이 있는 FDA가 Pear에게 한 것처럼 삼성이나 로슈에게도 비슷한 수준으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음.
  • Pre-Cert 를 다른 회사에게도 권유하겠냐는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평가. 다만 시장에 출시 이후에 제품을 계속 업데이트하거나 변화시키려고 하는 경우에만 이 프로그램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즉, 업데이트가 잦지 않은 SaMD의 경우에는 오히려 기존의 510(k)로 받는 것이 속편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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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의료를 혁신하고 세상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벤처투자자, 미래의료학자,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연구하였습니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를 2016년에 공동창업하였고,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0여 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였습니다.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 『npj 디지털 메디슨』의 편집위원이자, 식약처, 심평원의 전문가 협의체 자문위원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등을 집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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