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26th October 2024,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원격 의료 집중 해부 (1) 원격 환자 모니터링

지금까지 의료 데이터는 주로 의료 전문가, 즉 사람의 힘으로 분석되고 해석되어 왔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데이터를 해석하는 주체는 여전히 사람인 경우에도 분석하는 방식은 예전과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의료 전문가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환자에게서 나온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의 하나로 원격의료(telemedicine)를 빼놓을 수 없다. 현대 디지털 기술 중에 가장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통신기술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디지털 기술이 의료에 적용을 논할 때 원격으로 진단하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떠올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통신, 센서, 배터리,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등의 디지털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다면, 의료진이 원격으로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의 양과 질 모두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실제로 원격의료는 여러 나라에서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망한 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원격의료는 유난히 논란이 많은 주제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 단어 하나만으로도 의료계에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정부와 의료계, 시민단체, 정치권 등에서 각기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주제이기도 하다. 사실 이러한 논란에는 한국 의료 시스템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의료적, 정치적, 경제적 이슈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한국에서 원격의료 이슈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는 다음 장에서 논의하도록 하고, 먼저 원격의료 그 자체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국내에서 원격의료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거나, 논의가 진행될 때, 용어 정립도 잘 되어 있지 않으며, 이 분야가 정말 어디까지 발전했으며, 얼마나 연구가 진행되었는지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마도 원격의료라는 용어를 꺼내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게 원격의료를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조차 없다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기는 하다. 어찌 되었건 원격의료라는 분야 자체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첫걸음일 것이다.

“원격 의료 집중 해부” 시리즈

원격의료와 원격진료

원격의료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부터 조금씩 들여다보자. 먼저 원격의료와 원격진료가 같은 개념이 아니며, 원격의료에도 다양한 세부적인 모델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 구분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거나, 전부 묶어서 하나의 개념으로 간주하면 이슈를 해결하기가 어려워진다. 참고로 이 장에서 이야기하는 ‘원격의료’는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의료를 의미한다. (의사와 의사 사이의 원격의료는 현재 한국에서도 합법이다)

먼저 원격의료와 원격진료의 개념을 구분해보자. 원격진료란 병원 진료실에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통신 기술을 통해서 원격으로 대신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원격진료라면 보통 화상 채팅을 통한 진료를 떠올리기가 쉽지만, 미국에서는 전화,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이뤄지는 것이 오히려 더 일반적이다. 또한, 진료 기록이나 영상의료데이터를 바탕으로 2차 소견을 원격으로 받는 서비스도 있다. 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로 얻은 데이터,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등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송하여 의사의 판독이나 소견을 받을 수도 있다.

원격 의료와 원격 진료2

특히, 원격의료는 원격진료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원격진료는 원격의료의 부분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원격의료는 환자의 건강과 진령 상태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서비스 등을 포괄한다. 예를 들어, 환자가 자택에서 측정한 혈당, 혈압, 심전도 데이터가 병원으로 전송되어 모니터링 받는 것도 포함된다. 이를 원격 환자 모니터링(remote patients monitoring)이라고 한다.

(footnote: 원격의료와 원격진료라는 용어를 영어로 보통 telemedicine이나 telehealth라는 단어를 쓴다. 필자 경험적으로 대부분의 경우에는 원격진료에 해당하는 표현이지만, 원격의료 전체를 아우르기 위해서 병용되기도 하는 것 같다. 다만, 화상진료 등 원격진료만을 구체적으로 지칭하고 싶을 때는 virtual visit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더 명확하다. 일반적으로 virtual visit의 개념은 원격 환자 모니터링(remote patients monitoring)과 별개로 여겨진다. 흔히 원격 환자 모니터링은 줄여서 RPM이라고도 많이 부른다)

우리는 지금까지 ‘디지털 의료의 3단계’에 따라 데이터의 측정-통합-분석이라는 구조로 살펴보고 있다. 이 구조에서 원격 환자 모니터링은 사람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장에서는 원격환자 모니터링을 자세히 알아보고, 다음 장에서는 원격진료에 대해서도 좀 더 깊게 살펴보려 한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

원격 환자 모니터링은 말 그대로 환자가 병원에 있지 않을 때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원격으로 관리받는 것이다. 자택과 같은 병원 밖의 환경에서 디지털 기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한 ‘환자 유래의 의료 데이터’를 병원 등으로 전송하여 의료 전문가에게 데이터를 분석 받고, 이에 따른 적절한 진료나 권고안을 받게 된다.

이는 특히 병원 밖에서도 항상 질병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고혈압, 당뇨, 천식, 심장 질환 등 만성 질환 환자의 질병 관리와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데이터의 모니터링을 통해서 건강 상태를 관리받으면서, 질병이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것을 미리 방지하고 예측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따라 의료진의 역할이 전통적인 의료 환경, 즉 병원 외부에 있는 환자까지 관리하는 것으로 더 확대된다고 볼 수 있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대한 연구는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을 분석한 2017년의 한 논문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5년 9월까지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대한 논문은 350건 가까이 되며, 이 중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62건의 연구를 추가로 분석했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바이오 센서 등이 사용되었으며, 대상 질병도 호흡기 질환(23%), 체중 관리(17%), 대사 질환 (18%), 심혈관계 질환 (16%)으로 다양했다. 이러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 연구는 2012년을 기점으로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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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환자 모니터링 관련 연구의 추이 (출처:Telemed J E Health. 2017)

미국에서는 환자의 질병 관리에 원격 환자 모니터링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018년 발표에 따르면, 미국 보험청(The 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 CMS)은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대해서 보험을 확대하고 있다. [1, 2] 보험청은 원격 환자 모니터링을 통해 의사가 환자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으며, 더 나은 치료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며, 심전도, 혈압, 혈당 등과 같은 수치의 원격 모니터링에 대해 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원격 모니터링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대한 여러 연구 중에 스탠퍼드 대학의 의료진이 2016년 3월에 발표한 연구를 주목할만하다. 필자가 강조하는 데이터 측정-통합-분석의 ‘디지털 의료의 3단계’가 잘 구현된 사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이 스스로 측정한 혈당 수치가 병원으로 전송되어 의료진이 원격으로 모니터링했다. 기존에 당뇨병 환자들은 병원에 내원해야만 의료진에게 혈당 데이터를 보여주고, 그 데이터를 분석받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들이 몇 달에 한 번 정도 병원을 찾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 몇 달 동안 시시각각 끊임없이 바뀌는 혈당 데이터는 전혀 활용되지 못한다. 하지만 이러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을 이용하면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아도, 의료진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필요한 경우 환자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다.

특히 이 연구에서 스탠퍼드 대학 병원의 의료진들은 기존에 당뇨병 환자와 병원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던 기기와 시스템을 서로 연결함으로써 원격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었다. 측정-전송-분석 과정에 들어가는 센서와 플랫폼 등의 개별적인 요소들은 사실 앞서 이미 설명한 것들이다.

먼저 당뇨병 환자들은 덱스콤의 연속 혈당계로 혈당을 측정한다. 복부에 부착하면 피하에 삽입된 센서가 5분마다 거의 실시간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 ‘환자 유래의 의료 데이터’는 아이폰의 덱스콤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된 후에, 아이폰 내부에서 다시 애플 헬스키트 플랫폼에 저장된다. 이후 이 혈당 데이터는 에픽 시스템즈(Epic Systems)의 애플리케이션을 거쳐서, 스탠퍼드 대학병원의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으로 전송된다.

스탠퍼드의 의료진은 이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환자의 혈당 데이터를 전용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손쉽게 확인하고, 환자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다. 즉,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환자가 집에서 측정한 혈당 데이터가 병원에 있는 의료진에게까지 매끄럽게 원격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rpm
환자 → 덱스콤 연속 혈당계 → 아이폰 (덱스콤 앱 → 애플 헬스키트 → 에픽 마이차트 앱)
→ 스탠퍼드 병원 EMR → 의료진 → 환자

특히 원격으로 모니터링 데이터가 환자에게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이 데이터가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으로 전송되어, 의료진의 진료 프로세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원격으로 전송받은 혈당 데이터를 이렇게 전자의무기록에 성공적으로 통합시키고, 의료진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 기존의 비슷한 연구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이 논문의 저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환자들이 널리 사용하고 있는 기기와 기술을 활용하여, 환자의 데이터가 병원의 전자의무기록까지 자동으로 통합되는 것을 보여주는 첫번째 논문이다”

이 연구는 제1형 당뇨병 환자들 10명에 대해서 45일간 진행되었다. 흔히 ‘소아 당뇨병’ 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제1형 당뇨병은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하며, 이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도 생후 21개월에서 17살 환자들이었다. 10명이라는 환자의 수가 충분히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매 5분마다 혈당 데이터를 측정하기 때문에 환자 한 명당 하루에 288번이라는 적지 않은 수의 데이터가 축적된다.

이렇게 많은 양의 혈당 데이터가 매일 쌓이기 때문에, 의료진이 이 데이터의 변화나 추이를 해석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글루뷰(GluVue)라는 혈당 수치 시각화 도구를 만들었다. 의료진은 글루뷰를 통해서 장기간 측정한 환자의 연속 혈당 데이터를 한눈에 파악하고, 보다 간편하게 분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몇 달 동안 혈당의 추이가 어떠했는지, 온종일 혈당의 변화가 요일별로 차이가 있는지, 낮과 밤에 어떻게 유지되는지, 하루 중 혈당이 너무 높거나 낮은 때는 주로 언제였는지 등을 파악해볼 수 있는 것이다.

Screen Shot 2017-02-08 at 10.37.50 PM의료진을 위한 연속 혈당 데이터 시각화 도구, 글루뷰 (출처)

이러한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의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서 개별 환자들에게 혈당관리를 위해 인슐린 투여, 식습관, 생활 방식 등에 대해서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유아 환자의 경우에 간헐적으로 야간 저혈당(nocturnal hypoglycemia)이 발생했다. 의료진이 보호자와 상담한 결과, 아기가 잠자리에 들 때 혈당이 높으면 보호자가 인슐린을 저녁 식사 때와 동일한 농도로 한 번 더 주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보호자에게 적절한 인슐린의 농도를 알려주었고, 이후로 야간 저혈당은 줄어들었다.

또한, 어떤 10대 남성 청소년 환자의 경우에는 특정 요일에만 야간 저혈당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호자와 상의해보니, 운동 경기 연습이 있는 요일이었다. 의료진은 인슐린 농도를 줄이기를 권고했고, 저혈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의 숙제

하지만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대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무엇보다도 원격 환자 모니터링을 통해서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데이터를 병원에 전송하며, 이를 의료진이 분석하여 환자에게 피드백을 주고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 정말로 효과적이고 안전한지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스탠퍼드 대학병원의 연구도 아직 적은 숫자의 환자를 대상으로만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의 원격 환자 모니터링이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근거를 제시하기는 어려웠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의 환자에 대해서, 보다 장기간에 걸친 임상연구를 바탕으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1월 네이처 디지털 메디슨에는 이러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의 연구들을 메타 분석한 논문이 소개되었다. (메타 분석은 기존의 연구를 분석한 연구를 말한다.) 이 논문에서는 다양한 질병에 대해서 원격 환자 모니터링을 진행한 과거의 27개 연구를 분석하였다. 이 연구들은 혈압, 체중, 체지방, 허리둘레, 체질량 지수(BMI) 등을 기준으로 원격 환자 모니터링을 사용하면 대조군 대비 개선 효과가 있는지 보았다.

이 논문의 표면적인 결론은 과거 27개의 연구 중에 어느 것도 원격 환자 모니터링 그룹이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는 이 분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여러 방향을 제시한 것에 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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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연구에서는 원격 환자 모니터링을 통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출처:npj Digital Medicine)

논문에서는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관한 양질의 연구가 아직 적다고 지적한다. 이 논문에서 분석한 대부분의 연구는 환자 수가 200명 이하인 작은 규모의 연구였으며, 연구 기간도 대부분 6개월 이하로 짧았다. 심지어 7일, 2주 기간의 연구도 있었는데, 만성질환의 경우 이런 연구로는 유의미한 결론을 얻기가 어렵다. 논문의 분석에서는 제외되었지만, 기존 연구 중에 대조군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또한 이 분야에는 관련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런 기기의 성능과 편의성이 빠르게 개선되어 간다. 특히 메타 분석 연구의 경우 과거의 연구를 분석한 연구이기 때문에, 이렇게 기술의 발전이 빠른 분야에서는 논문의 기술과 현재 시점의 기술 수준 차이가 더 클 수 있다. 저자는 기존 연구에 사용된 기기들이 현재 잘 사용되지 않는 오래된 것도 많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기기, 혹은 향후 나올 기기의 효과까지 예단하는 것은 설득력이 낮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ref]

더 나아가, 이러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 연구의 경우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무엇으로 판단할지도 관건이다. 기존의 연구와 같이 혈압, 체중, 체질량 지수(BMI)와 같은 직접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할 수도 있지만,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나 만족도, 통증의 정도, 재입원율, 입원 기간 등의 간접적이거나 환자의 삶에 대한 영향을 측정하는 것이 이러한 기술의 목적에도 더 맞고,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ref]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비용 문제다. 환자의 상태를 측정하기 위한 센서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전송하고, 저장하며, 이를 분석하기 위한 시스템과 인력도 갖추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은 결국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이렇게 투입되어야 하는 비용이 있는가 하면, 원격 환자 모니터링을 통해 환자의 건강과 삶이 개선되고 질병의 관리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의료 비용도 있다. 질병이 악화되어 입원, 수술, 처방 등이 새롭게 일어나는 것을 미리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필요한 비용 대비 효용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필요성

더 나아가, 앞서 소개한 스탠퍼드 병원의 연구와 같이 기존 원격 환자 모니터링은 4P 의료를 구현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바로 사람이 분석한다는 것이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되면 무엇보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환자의 데이터를 전송받게 된다. 하지만 의료진이 모든 환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하기는 어렵다. 스탠퍼드 연구에서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24시간 내내 지속적으로 측정되는 데이터를 365일 항상 실시간으로 의료진이 모니터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환자의 수가 많아질수록 더욱 어려워진다.

또한 환자의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여 과거와 현재의 상태만 분석 가능하다는 것 또한 한계이다. 즉,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금으로부터 5분 뒤 혹은 한 시간 이후의 혈당 변화의 예측은 이런 연구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4P의료의 구현을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방 및 예측까지도 가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혈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환자가 앞으로 혈당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수면 중에 저혈당 쇼크가 오지 않을지, 한 시간 뒤에 인슐린이 필요할지, 얼마나 필요할지 등에 대해서 예측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이렇게 24시간 365일 여러 환자의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면서,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사람의 능력만으로는 달성하기가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는 나중에 설명할, 인공지능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역할을 IBM 왓슨을 이용하여 메드트로닉이 개발한 인공지능이 수행할 수 있으며, 임상적으로도 이미 유효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sugariq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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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의료를 혁신하고 세상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벤처투자자, 미래의료학자,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연구하였습니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를 2016년에 공동창업하였고,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0여 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였습니다.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 『npj 디지털 메디슨』의 편집위원이자, 식약처, 심평원의 전문가 협의체 자문위원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등을 집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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