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28th December 2024,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논문] 인간과 인공지능의 결합, High-Performance Medicine

오랜만에 나온 에릭 토폴 박사의 리뷰 논문이다. 2019년 1월 Nature Medicine에 실린 논문으로, 의료 인공지능에 대한 여러 측면을 두루 리뷰하고 있다. 토폴 박사님이 작년에 미국에서 의료 인공지능을 주제로 신간을 출판했는데 (아직 한국에 번역은 안 되었음) 이와 관련한 연장선상에서 쓴 리뷰 논문이 아닐까 한다.

분야별로 영상의학, 병리, 피부과, 안과, 심장내과 등등의 방대한 최신 연구 결과들을 리뷰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인공지능을 의사, 병원, 환자의 입장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개별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의료 인공지능과 관계된 여러 이슈들과 한계점들도 언급되어 있으며, 개인적인 시각이 담긴 부분도 있다.

사실 의료 인공지능 분야를 꾸준히 팔로업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엄청나게 새로운 이야기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특히, 이 분야가 워낙 빠르게 변하고, 나오는 논문을 (아무리 에릭 토폴이라도) 모두 다 읽을 수는 없으니 결국 자신의 시각으로 이 트렌드를 나름대로 소화해서 설명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토폴 박사님이 이 분야를 어떻게 접근하고 바라보는지를 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특히 이 분야에 출판되고 있는 논문이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읽어야할지 모르는 사람들은 Table 1에 선별되어 있는 논문부터 읽어도 좋을 것이다. 인공지능과 의사의 역량을 비교한 논문 중에 Peer-reveiw 된 논문의 리스트가 있고, prospective study는 또 따로 표기가 되어 있다. (Lunit과 서울대병원 박창민 교수님 팀의 Radiology 논문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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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이 논문을 읽으면서 내가 이 분야를 바라보는 시각과 토폴 박사님의 시각에 공통점이 많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어서, 내가 아주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것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읽기도 했다. 설명할 때 드는 논리와 예시가 비슷한 것이 있어서 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 가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점을 느낀 것은, 마지막 Figure 5에서 자율주행차의 Level에 비유해서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을 설명한다는 점. 토폴 박사님은 개념적으로 자율주행차는 Level 5 (사람이 아예 필요하지 않은 full automation)까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술적인 구현은 Level 4 (high automation이 구현되었지만, 아주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사람의 역할이 필요)까지만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평을 인용하면서, 의료 인공지능의 경우에는 귀중한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것이므로, 아주 예외적인 경우 (매우 루틴한 단순 업무) 제외하면 Level 3 (Conditional automation, 사람의 백업이 필요한 수준) 정도에 머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런 부분은 나는 좀 더 과감하게 봐도 될 것이라고 보고, 내 책에도 그렇게 설명한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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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이 분야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에릭 토폴 박사도 강조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증명이 필요하다는 점도 여러번 이야기 된다. 특히 단순히 AUC 정도가 아니라, clinical utility의 증명을 강조하는 것은 최근 심평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급여 가이드라인과도 결을 같이 한다.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없으나, 이 분야에서 논의되는 이슈를 이 분야의 최전선에 있는 분은 어떤 시각을 가졌는지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리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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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의료를 혁신하고 세상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벤처투자자, 미래의료학자,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연구하였습니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를 2016년에 공동창업하였고,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0여 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였습니다.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 『npj 디지털 메디슨』의 편집위원이자, 식약처, 심평원의 전문가 협의체 자문위원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등을 집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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