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도 의료 데이터는 주로 의료전문가, 즉 사람의 힘으로 분석되고 해석되어 왔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데이터를 해석하는 주체는 여전히 사람인 경우라고 할지라도 분석 방식은 예전과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의료 전문가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환자로부터 나온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 중의 하나로는 원격의료(telemedicine)를 빼놓을 수 없다. 현대 디지털 기술 중에 가장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 중 하나가 통신기술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디지털 기술이 의료에 적용을 논할 때 원격으로 진단하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통신, 센서, 배터리,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등의 디지털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다면, 의료진이 원격으로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의료는 양과 질 모두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갈 것이다. 실제로 원격의료는 여러 나라에서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망한 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원격의료는 유난히 논란이 많은 주제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 단어 하나만으로도 의료계에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정부와 의료계, 시민단체 등에서 각기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주제이기도 하다. 사실 이러한 논란에는 한국 의료 시스템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의료적, 정치적, 경제적 이슈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디지털 의료는 어떻게 구현되는가” 시리즈 보기
- 변혁의 쓰나미 앞에서
- 누가 디지털 의료를 이끄는가
- 데이터, 데이터, 데이터!
- 4P 의료의 실현
- 스마트폰
- 이제 스마트폰이 당신을 진찰한다
- 웨어러블 디바이스
- 개인 유전 정보 분석의 모든 것!
- 환자 유래의 의료 데이터 (PGHD)
- 헬스케어 데이터의 통합
- 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 애플 & 발리딕
- 빅 데이터 의료
- 원격 환자 모니터링
- 원격진료
- 인공지능
원격의료를 생각한다
원격의료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기에 앞서서 일단 원격의료에 대한 필자의 생각부터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사실 필자는 언론이나, 정부 부처 등에서 원격의료에 대한 의견을 종종 요청받는 편이다. 그럴 때면 보통 아래와 같이 세 가지 부분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언급한다.
첫 번째는 나는 원격의료에 대해서 중립적인 입장이다. 원격의료에 반대하거나 찬성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방향이나 전 세계적인 산업의 기조로 보아 국내에서도 원격의료의 허용은 장기적으로는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분들도 이러한 큰 흐름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원격의료가 허용된다고 할지라도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으로 큰 의료 산업이 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이며, 이 부분에 대해서 필자는 다소 회의적인 편이다.
두 번째는 원격의료가 허용된다고 할지라도 의료계의 모든 참여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이득이나 손해를 보게 되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참여자는 역시 환자다. 원격의료가 허용되었을 때 환자의 안전과 효과적인 질병 치료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임상 시험과 근거를 통해서 철저하게 사전에 검증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원격의료의 허용 여부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진료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허용 이후에도 철저한 의료의 질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원격의료가 매우 활발한 미국의 경우에도 질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최근 연구 결과들이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일부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바대로 대형병원, 지방병원, 개원병원 등 중에 어느 쪽이라도 원격의료에 의해 피해를 보거나 이익을 얻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세 번째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원격의료는 결코 동일한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디지털 의료는 어떻게 구현되는가’라는 전체 글 중에 일부분으로 원격의료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이 두 개념이 상하관계에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즉, 디지털 의료, 혹은 디지털 헬스케어가 더 넓은 개념이고, 원격의료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많은 분야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헬스케어 분야의 구조도 (출처: 최윤섭디지털헬스케어연구소)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국의 보건복지부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원격의료’를 동일한 개념으로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월 복지부에서 발표한 업무계획에 포함된 바이오헬스 계획을 보더라도 ‘디지털 헬스케어 = 원격의료’라는 의미로 오용하고 있다. 아마도 ‘원격의료’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의료계로부터 불러올 반발을 걱정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를 ‘디지털 헬스케어’ 로 바꿔서 부른다고 해서 문제의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이런 복지부의 이상한 프레임 때문에 국내 의료계에 디지털 헬스케어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의 “디지털 헬스케어=원격의료” 프레임에 따르면, 원격의료를 반대한다는 것이 마치 디지털 헬스케어 전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폭넓게 살펴보았듯이 원격의료가 허용되지 않아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사업화 가능하거나 환자와 의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필자는 여러 강의나 칼럼을 통해서, 또한 사석과 공석에서 복지부 관계자에게 이러한 의견을 피력한 바 있으나, 이러한 프레이밍이 과연 시정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복지부의 2016년 업무계획. ‘디지털 헬스케어’ 라고 쓰고 ‘원격의료’라고 읽는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
이러한 이슈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차차 하기로 하고, 일단 원격 의료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부터 조금씩 들여다보자.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원격의료와 원격진료의 개념 차이다. 원격진료란 병원 진료실에서 진찰받는 것을 통신 기술을 통해서 원격으로 대신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원격진료라면 보통 화상 채팅을 통한 진료를 떠올리기가 쉽지만, 미국에서는 전화,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이뤄지는 것이 오히려 더 일반적이다.
원격의료는 원격진료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원격진료 외에도 환자의 건강과 질병 상태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서비스 등을 포괄한다. 예를 들어 환자가 자택에서 측정한 혈당·혈압·심전도 데이터가 병원으로 전송되어 모니터링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를 원격 환자 모니터링(remote patients monitoring)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디지털 의료의 3단계’에 따라 데이터의 측정-통합-분석이라는 구조로 살펴보고 있다. 이 구조에서 원격 환자 모니터링은 사람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원격환자 모니터링을 자세히 알아본 다음, 원격진료에 대해서도 좀 더 깊게 살펴보려 한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은 말 그대로 환자가 병원에 있지 않을 때에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원격으로 관리받는 것이다. 자택과 같은 병원 밖의 환경에서 디지털 기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한 ‘환자 유래의 의료 데이터’를 병원 등의 의료 전문가에게 전송하여 데이터를 분석받고,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나 권고안을 받게 된다.
이는 특히 병원 밖에서도 항상 질병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고혈압, 당뇨, 천식, 심장 질환 등 만성 질환 환자의 질병 관리와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데이터의 모니터링을 통해서 건강 상태를 관리받으면서, 질병이 재발하거나 악화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예측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따라 의료진의 역할이 전통적인 의료 환경, 즉 병원 외부에 있는 환자까지 관리하는 것으로 더 확대된다고 볼 수 있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대한 연구는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을 분석한 2017년의 한 보고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5년 9월까지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대한 논문은 350건 가까이 되며, 이 중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62건의 연구를 추가적으로 분석했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바이오 센서 등이 사용되었으며, 대상 질병도 호흡기 질환(23%), 체중 관리(17%), 대사 질환 (18%), 심혈관계 질환 (16%)으로 다양했다. 이러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 연구는 2012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 연구의 추이 (출처: Telemed J E Health. 2017)
당뇨병 환자의 원격 모니터링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대한 여러 연구 중에 스탠퍼드 대학의 의료진이 2016년 3월에 발표한 연구는 특히 주목할만하다. 지금까지 설명해온 ‘디지털 의료의 3단계’가 잘 구현된 사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제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스스로 측정한 혈당 수치가 병원으로 전송되어 의료진에 의해 원격으로 모니터링되었다. 기존에 당뇨병 환자들은 병원을 내원해야만 의료진에게 혈당 데이터를 보여주고, 그 데이터를 분석받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들이 몇 달에 한 번 정도 병원을 찾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 몇 달 동안 시시각각 끊임없이 바뀌는 혈당 데이터는 전혀 활용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을 이용하면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아도, 의료진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필요한 경우 환자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 연구에서 스탠퍼드 대학 병원의 의료진들은 기존에 당뇨병 환자와 병원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던 기기와 시스템을 서로 연결함으로써 원격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었다. 측정-전송-분석 과정에 들어가는 센서와 플랫폼 등의 개별적인 요소들은 사실 앞서 이미 설명한 것들이다.
먼저 당뇨병 환자들은 덱스콤의 연속 혈당계 G4로 혈당을 측정한다. 복부에 부착하면 피하에 삽입된 센서가 5분마다 거의 실시간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 ‘환자 유래의 의료 데이터’는 아이폰의 덱스콤 전용 어플리케이션으로 전송된 후에, 아이폰 내부에서 다시 애플 헬스키트 플랫폼에 저장된다. 이후 이 혈당 데이터는 에픽 시스템즈(Epic Systems)의 어플리케이션을 거쳐서 스탠퍼드 대학병원의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으로 전송된다.
스탠퍼드의 의료진은 이 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된 환자의 혈당 데이터를 전용 툴을 통해서 손쉽게 확인하고, 환자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다. 즉,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환자가 집에서 측정한 혈당 데이터가 병원에 있는 의료진에게까지 매끄럽게 원격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덱스콤 연속 혈당계 -> 아이폰 (덱스콤 앱 -> 애플 헬스키트 -> 에픽 마이차트 앱)
-> 스탠퍼드 병원 EMR -> 의료진 -> 환자
특히 원격으로 모니터링 데이터가 환자에게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이 데이터가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으로 전송되어, 의료진의 진료 프로세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원격으로 전송받은 혈당 데이터를 이렇게 전자의무기록에 성공적으로 통합시키고, 의료진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 기존의 비슷한 연구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라고 이 논문의 저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환자들이 널리 사용하고 있는 기기와 기술을 활용하여, 환자의 데이터가 병원의 전자의무기록까지 자동으로 통합되는 것을 보여주는 첫번째 논문이다”
이 연구는 제 1형 당뇨병 환자들 10명에 대해서 45일간 진행되었다. 흔히 ‘소아 당뇨병’ 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제 1형 당뇨병은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하며, 이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도 생후 21개월에서 17살 환자들이었다. 10명이라는 환자의 수가 충분히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매 5분마다 혈당 데이터를 측정하기 때문에 환자 한 명당 하루에 288번이라는 적지 않은 수의 데이터가 축적된다.
이렇게 많은 양의 혈당 데이터가 매일 쌓이기 때문에, 의료진이 이 데이터의 변화나 추이를 해석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글루뷰(GluVue)라는 혈당 수치 시각화 도구를 만들었다. 의료진은 글루뷰를 통해서 장기간 측정한 환자의 연속 혈당 데이터를 한눈에 파악하고, 보다 간편하게 분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몇 달 동안 혈당의 추이가 어떠했는지, 하루 종일 혈당의 변화가 요일별로 차이가 있는지, 낮과 밤에 어떻게 유지되는지, 하루 중 혈당이 너무 높거나 낮은 때는 주로 언제였는지 등을 파악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의료진을 위한 연속 혈당 데이터 시각화 도구, 글루뷰 (출처)
이러한 제 1형 당뇨병 환자들의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서 개별 환자들에게 혈당관리를 위해 인슐린 투여, 식습관, 생활 패턴 등에 대해서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유아 환자의 경우에 간헐적으로 야간 저혈당(nocturnal hypoglycemia)이 발생했다. 의료진이 보호자와 상담한 결과, 아기가 잠자리에 들 때 혈당이 높으면 보호자가 인슐린을 저녁 식사 때와 동일한 농도로 한 번 더 주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보호자에게 적절한 인슐린의 농도를 알려주었고, 이후로 야간 저혈당은 줄어들었다.
또한, 어떤 10대 남성 청소년 환자의 경우에는 특정 요일에만 야간 저혈당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호자와 상의해보니, 운동 경기 연습이 있는 요일이었다. 의료진은 인슐린 농도를 줄이기를 권고했고, 저혈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의 숙제
하지만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대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무엇보다도 원격 환자 모니터링을 통해서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데이터를 병원에 전송하며, 이를 의료진이 분석하여 환자에게 피드백을 주고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 정말로 효과적이고 안전한지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스탠퍼드 대학병원의 연구도 아직 적은 숫자의 환자를 대상으로만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의 원격 환자 모니터링이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근거를 제시하기는 어려웠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의 환자에 대해서, 보다 장기간에 걸친 임상연구를 바탕으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비용 문제다. 환자의 상태를 측정하기 위한 센서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전송하고, 저장하며, 이를 분석하기 위한 시스템과 인력도 갖추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은 결국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이렇게 투입되어야 하는 비용이 있는가 하면, 원격 환자 모니터링을 통해 환자의 건강과 삶이 개선되고 질병의 관리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의료 비용도 있다. 질병이 악화되어 입원, 수술, 처방 등이 새롭게 일어나는 것을 미리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필요한 비용 대비 효용이 얼마나 큰 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필요성
더 나아가, 스탠퍼드 병원의 연구와 같이 기존 원격 환자 모니터링은 4P 의료를 구현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바로 사람이 분석한다는 것이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되면 무엇보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환자의 데이터를 전송받게 된다. 하지만 의료진이 이를 실시간으로 해석하고 환자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기는 어렵다. 스탠퍼드 연구에서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24시간 내내 지속적으로 측정되는 데이터를 365일 항상 실시간으로 의료진이 모니터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환자의 수가 많아질수록 더욱 어려워진다.
또한 환자의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여 과거와 현재의 상태만 분석 가능하다는 것 또한 한계이다. 즉,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금으로부터 5분 뒤 혹은 한 시간 이후의 혈당 변화의 예측은 이런 연구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4P의료의 구현을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방 및 예측까지도 가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혈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환자가 앞으로 혈당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수면 중에 저혈당 쇼크가 오지 않을지, 한 시간 뒤에 인슐린이 필요할지, 얼마나 필요할지 등에 대해서 예측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이렇게 24시간 365일 여러 환자의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면서,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사람의 능력만으로는 달성하기가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추후에 설명할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서는 인공지능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