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칼럼은 제가 청년의사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원문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청년의사에 제 칼럼은 한 달에 한 번씩 연재됩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최근 큰 변화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아이폰의 출시 이후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됨에 따라 이와 연동되는 스마트 의료기기와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이러한 헬스케어 플랫폼들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애플의 행보다. 애플은 헬스키트라는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기존의 의료 시스템과의 통합까지 노리고 있다. 새로운 운영체제 iOS8에 헬스키트가 기본적으로 탑재된다고 발표한 것이다.
애플의 이 플랫폼은 외부 개발사들의 각종 헬스케어 기기에서 측정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뿐만이 아니라, 실제 의료서비스까지 연계시키겠다는 큰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스탠퍼드와 듀크대학병원에서 헬스키트를 통한 만성질환환자 관리에 대한 파일럿 테스트를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스탠퍼드대학병원은 소아 당뇨병 환자들이 일상에서 덱스콤이라는 혈당계로 측정한 데이터를 헬스키트와 에픽 시스템즈의 EHR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받아벌 수 있다. 또 듀크대학병원에서는 암 환자와 심혈관계 질환 환자들의 혈압과 몸무게 변화를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된다.
헬스케어 플랫폼이 더욱 널리 보급되고 의료용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들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 데이터의 보안 문제다. 단일 플랫폼 내에 방대한 데이터가 수집 및 저장된다면 이는 강력한 자원이 될 수도 있지만, 만약 데이터 유출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또 스마트 의료기기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의해 측정된 데이터가 의료용으로 활용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이미 범람하고 있는 데이터로 둘러싸인 의사들이 이러한 추가적인 정보를 어떻게 임상적으로 활용할까란 걱정도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스마트 헬스케어는 지금까지 많은 주목과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의료 시스템을 개선시키고 환자에게 의료적인 효용을 제공하는 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는 역사상 처음으로 스마트 헬스케어와 의료가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있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의사와 환자, 의료 기기 제조사 등 의료 생태계의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