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29th November 2024,
최윤섭의 디지털 헬스케어

의사들의, 의사들에 의한, 의사들만을 위한 비공개 SNS, “Doximity”

IT 기술이 의학을 바꾸는 여러 변화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SNS, 즉 소셜 네트워크가 미치는 영향입니다. 미국에는 동일한 질병을 앓는 환자들을 서로 이어주는 일종의 SNS 서비스인  PatientsLikeMe 와 같은 서비스가 있는가 하면, 의료서비스의 제공자인 의사들만을 위한 SNS 서비스 들도 있습니다. 얼마 전 GigaOM 의 “법이 강화되는 가운데, 의사들이 비공개 SNS로 모여들고 있다. (Docs flock to private social networks amid tighter laws; 20 pct of U.S. doctors join Doximity)” 라는 기사에서 소개된  Doximity (https://www.doximity.com/)가 그 중 하나입니다.

Doximity homepage(Doximity의 첫 화면)

의사들은 환자들의 민감한 의료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Facebook, Twitter 같은, 외부에 공개 되어 있는 일반적인 SNS에서의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의사들이 자신의 직업이나 사생활에 관한 이야기 등을 자신의 환자들이 볼지도 모르는 곳에 공유하는 것을 꺼리기도 할 것입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환자들의 의료 정보 보호법(HIPAA, 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이 강화됨에 따라, 다수의 의사들이 SNS에 올린 민감한 정보 때문에 (비록 그것이 환자의 실명 등등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 경우일지라도)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In 2011, an emergency room doctor in Rhode Island was fired for posting information about a patient on Facebook. (Even though the doctor never mentioned the patient’s name, the hospital board decided her post was too revealing.) This month, a hospice in Idaho became the first health care organization to be fined ($50,000) for a breach affecting fewer than 500 individuals.

특히 HIPAA에 따르면 의사들은 환자의 정보를 ‘유의미한 보안’ 없이는 공유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보안이 되어 있지 ‘않은’ 곳으로는 이메일도 포함이 됩니다. 법에 따르면, 의사들이 다른 의사와 환자들의 치료에 대해 단순히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의료 검사 결과나 의료 기록을 메일에 포함시키면 위법이라고 합니다.

The 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 of 1996 (HIPAA) prevents doctors from sharing patient information without “reasonable safeguards.” For the most part, this shuts down the instantaneous email exchanges through which other professionals collaborate. Physicians can consult with each other about a patient’s condition via email, but they can’t involve medical test results or a patient’s medical records in the discussion.

하지만 의사들은 SNS 에 대한 큰 니즈가 있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매우 스트레스가 큰 환경에서 일하기 때문에 동료들과 소통을 할 필요성도 있고, 온라인 공간에서 다른 분야의 전문의들이 함께 협업 (collaboration) 하면서 특정 환자의 치료에 대한 여러 의견을 주고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같은 질병의 환자에 대해서도 의사들은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자신의 세부 전공에서 출발을 하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전문의들이 모여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때로는 매우 중요하며 (한국에서도 국립암센터 등에서 이런 시도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모델을 온라인으로 하게 된다면 더욱 효율적일 것으로 봅니다.

그런 이유에서 의사들만이 가입할 수 있는 Doximity 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에서는 가입시에 본명을 넣으면, 이 이름이 NPI (National Provider Identifier) 및 AMA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와 같은 곳에서 면허가 등록된 의사인지를 판단해줍니다. 즉, 의사가 아니면 가입을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Doximity는 HIPAA의 위법 여부를 피해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Doximity는 ‘의사들의 링크드인‘ 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Doximity homepage_(회원 가입시에 제 이름을 치면 NPI 와 AMA에 등록되어 있는 이름이 아니라고 나옵니다.
수작업으로 등록하려고 하면, 이름과 생년월일 등으로 의사 면허를 찾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Doximity homepage__(아이폰 앱으로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의사들만이 실명으로 가입한 비공개 SNS 이기 때문에 서로 마음 놓고(?) 네트워킹하거나 정보를 주고 받을 수도 있고, 동료 의사들과 진료에 대한 협업을 온라인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여러 과의 전문의들이 모여 있는 종합병원이 아닌, 혼자 개인 병원을 운영해야 하는 개업의의 경우에는 온라인을 통한 환자의 치료법에 대한 의견 교환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그림의 예를 자세히 보시면, 그러한 예가 잘 드러납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의사에게 희귀 감염으로 내원한 10대 여성 환자에 대한 검사 사진과 글을 올리자, 이러한 케이스에 경험이 있는 텍사스와 보스턴에 있는 의사들이 환자에 대한 의견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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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ttp://mashable.com/2012/02/07/doximity/)

기사에서 언급되는 바와 같이 현재 이 서비스에는 125,000명에 달하는 의사들이 가입을 한 상태로, 이는 미국의 의사들 중 자그마치 20%에 해당하는 수라고 합니다. 작년 9월에 100,000 명의 가입자였다고 하니, 불과 4달 정도 만에 가입자가 25% 증가한 것입니다 (보수적인 성향이 짙은 의사 커뮤니티에서 이 정도의 상승률은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ack in September, Doximity, a kind of “LinkedIn for doctors,” said that it had crossed the 100,000-member mark less than two years after launching. On Monday, the San Mateo, Calif.-based company announced that it had reached another milestone, attracting 125,000 doctors, or one out of every five doctors in the U.S. 

 

Doximity 는 나스닥에 상장된, 헬스케어 모바일앱을 만드는 기업인 Epocrates의 공동창업자이자, 전 president인 Jeff Tangney 가 만든 회사입니다 [techcrunch 기사]. 2011년 3월에 series A 로 $10.8 million를 Emergence Capital Partners,  InterWest Partners 등에게서 투자를 받았고, 2012년 9월에 series B 로 $17 million을 다시 이 두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기업 가치는 $80m). 이 기간 동안 가입자의 수는 무려 15배가 증가했다고 하는군요.

Doximity에는 QuantiaMD, Sermo, forMD 같은 비슷한 컨셉의 경쟁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Doximity는 실명으로 가입을 해야 하며 의사라는 것이 증명된 (auteauthenticated) 사람만 가입을 허용하고 있는 것에 덧붙여, 작년 10월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공개하여 개발자와 의료 서비스 플러그인을 자신들의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이 그러하였듯이 자신들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일종의 생태계를 만들어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으로 흥미로운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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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의료를 혁신하고 세상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벤처투자자, 미래의료학자, 에반젤리스트입니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하였고, 동대학원에서 전산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서울대학교병원 등에서 연구하였습니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 (DHP)를 2016년에 공동창업하였고,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0여 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였습니다. 네이처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자매지 『npj 디지털 메디슨』의 편집위원이자, 식약처, 심평원의 전문가 협의체 자문위원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 『의료 인공지능』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등을 집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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